작품소개
책 소개
‘20년 가까이 현직 검사로 살아온 그의 속마음’
“생활형 검사로 살아봤는데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교대역에서 곱창에 소주잔을 기울이던 출판사 편집자가 중년남의 속사정이 궁금해서 내 이야기를 써보라고 했겠는가.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검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해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검사만큼 애증의 대상이 되는 직업도 없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더라도 지겹도록 자주 검사가 등장한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검사는 거악의 근원이기도 하고, 모든 불의를 일거에 해결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장치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당연히 영화나 드라마 속의 검사들은 현실의 그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책이 검사라는 직업의 이면이나 실상을 알려주는 역할을 할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실상이란 본래 그다지 재미없는 법이다. 검사보다 멋지고 보람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사고가 난 곳이면 어디든 번개처럼 달려와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구조대원도 있고, 자신의 굽은 허리보다 더 가파른 남해 섬 비탈에서 고사리를 꺾어 데치고 말리는 촌로도 있으며, 가족들을 위해 천대와 열악한 노동 조건에도 불구하고 프레스 기계 앞에서 졸음을 쫓고 있는 이주노동자들도 있다. 그에 비하면 검사가 하는 일이란 온실 속의 화초 가꾸기 정도에 불과하다.
저자소개
지은이 김웅
1970년 전라남도 여천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00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인천지검에서 첫 경력을 시작한 이래 창원지검 진주지청, 서울중앙지검,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평검사 생활을 했으며, 광주지검 순천지청을 시작으로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에서 부부장검사 시절을 보냈다. 이후 광주지검 해남지청장과 법무부 법무연수원 대외연수과장을 거쳐, 현재는 첫 경력을 시작한 인천지검에서 자신과는 평생 인연이 닿지 않을 것 같았던 공안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스스로 ‘자신은 조직에 맞지 않는 타입’이라고 말한 것처럼 검찰에서의 ‘직장생활’이 늘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는 ‘검사로서 생활하는 데 별 탈은 없었다’고 덧붙인다.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유연하고 열려 있는 조직 문화 덕분이었다. 그에게 검사라는 직분은 드라마 속에서나 볼 법한 거악의 근원도, 불의를 일거에 해결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장치도 아니다.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보다 그저 ‘나사못’처럼 살아가겠다던 어느 선배의 이야기가, 그에게는 ‘생활인으로서 검사’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다. 그래서 그는 ‘세상의 비난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늘 보람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생활형 검사로 살아봤는데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그의 첫 책이 세상의 독자들과 만나게 된 이유다.
목차
차례
프롤로그 _ 나사못처럼 살아가겠다던 선배를 기억하며
추천사 _ 나는 어떤 물음, 어떤 눈빛을 가지고 살아가는가_ 김민섭
1. 사기 공화국 풍경
사기꾼은 목숨 걸고 뛴다
어쩌면 울버린, 초인적 능력을 지닌 그들
욕심이라는 마음속의 장님
무전유죄, 약자들의 거리
프랜차이즈 시장의 폭탄 돌리기
국가대표 영민 씨의 슬픈 웃음
지옥이 된 수민 씨의 꿈
착한 사마리아인의 거짓말
2. 사람들, 이야기들
검찰이 보지 못한 그의 진심
이야기의 뒷면, 진짜 사연을 이해한다는 것
그들이 고소 왕이 된 까닭
아이에게 화해를 강요하지 말라
산도박장 박 여사의 삼등열차
3. 검사의 사생활
당청꼴찌 ‘또라이’ 검사의 어느 오후
차장은 잘 몰랐겠지만 검사는 개가 아니라서
검사 생활은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과 다르다
‘컬러학습대백과’가 가장 큰 자양분이 되었다면?
귀인의 기억,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4. 법의 본질
법이 궁극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은 없다
엄정함을 잃은 법은 지도적 기제가 될 수 없다
법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쟁 해결 방법인가
새로운 목민관이 아니라 본질적 개혁이 필요하다
국민들에게는 재판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형사처벌 편의주의를 경계한다
에필로그 _ 아침을 여는 청소부처럼 묵묵히 살아가는 그대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