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풀만 먹고 살아가는 당나귀에게 어느 날 작은 씨앗이 날아옵니다. 풀씨는 땅에 뿌리를 내린 채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납니다. 당나귀는 처음으로 풀을 식량이 아닌 아름다운 꽃으로 인식하지만, 사랑하는 꽃과 닮은 식물들을 먹을 수 없게 되자 점점 쇠약해집니다. 겨울의 문 앞에서 꽃은 마지막 부탁을 합니다.
"내 열매를 먹고, 씨앗을 다시 땅에 심어줘."
당나귀는 꽃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열매를 먹고 씨앗을 품습니다. 긴 겨울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씨앗을 소중히 지킵니다.
그들에게 봄은 찾아올까요?
<꽃을 사랑한 당나귀>는 먹고 먹히는 세계에서 만나게 된 두 존재가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계절의 순환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먹고 먹혀야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아이러니, 생명의 순환과 자연의 냉혹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발견할 수 있는 사랑과 아름다움을 꼭꼭 눌러 담고 싶었습니다.
저자소개
글 오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화, 에세이, 웹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2012년에 “우리 농산물 창작동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동화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2018년에 <꽃을 사랑한 당나귀>로 “한국 안데르센상” 아동문학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고, 서울문화재단에서 발행한 웹진 ‘비유’에 작가진으로 참여했습니다. 웹소설 <궁궐의 맹수>, 연작 동화 <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입니다> 등을 출판했습니다.
그간 제가 창작했던 작품 속의 아이들은 대체로 불행한 환경에 처해있었고, 그것을 극복해 내기보다는 그 구조 안에서 침잠하는 형태로 표현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제 유년기의 반영이었고, 나름의 고발이었으며, 일종의 반항심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꼭 아름다운 결말을 선물해야 할까? 그런 질문을 품고 동화를 썼습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독자를 절망하게 하는 것이 동화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요. <꽃을 사랑한 당나귀>는 엄마가 아니었던 시절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아마 그때부터 서서히 변화는 시작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이 냉소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도록 손을 내밀어 봅니다. 부조리 속에서도 꽃은 피고, 한겨울에도 봄은 찾아올 것이며, 세상은 차갑기만 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아이들에게도 저 자신에게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목차
01 자작나무 숲의 당나귀
02 허풍쟁이 두더지와 클로버 밭의 토끼
03 오소리 씨의 걱정
04 미션, 꽃을 지켜라!
05 겨울이 오지 않았으면
06 겨울……, 그리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