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이 책의 제목에 나오는 ‘하녀’는 권력의 테두리 속에서 ‘법’ 없이 사는 것을 자랑삼아온 소시민, 즉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생존해야 하는 마이너리티를 뜻한다. 당장 오늘과 내일, 나와 가족의 생존이 걱정되는 하녀의 처지에서 철학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인문학이 무슨 소용일까? 철학은 ‘참 한가한 일’ 아닌가? 그러나 《철학자와 하녀》의 저자 고병권은 “철학은 지옥에서 가능성을 찾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철학자라면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철학을 해야 한다. ‘하녀’도 철학을 통해서 자기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비정규직, 장애인, 불법 이주자, 재소자, 성매매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곁에서 철학을 함께 고민해온 현장 인문학자 고병권은 ‘위로와 도피의 인문학은 끝났다’며 현실을 바꾸는 힘을 주는 ‘현장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강조한다.
저자소개
현장 인문학자. 저자는 철학을 공부하는 목적이 '박식함'에 있지 않고 '일깨움'에 있다고 말한다. '철학하기'란 불가능과 무능력, 궁핍과 빈곤을 양산하고 규정하는 모든 조건에 맞서 분투하는 것이다. 그는 절망을 느끼는 곳에서도 철학은 가능하며 오히려 그곳이야말로 철학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삶을 바꾸고 우리가 속한 세계를 바꾸는 일은 거기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노들장애인야학 철학교사이며 독서모임 읽기의 집 집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니체의 사유를 섬세히 펼쳐낸 『언더그라운드 니체』 『다이너마이트 니체』 마르크스의 『자본』을 깊이 있게 읽어낸 〈북클럽 『자본』〉 시리즈(전 12권), 현장의 운동과 사건을 다룬 『“살아가겠다”』 『점거, 새로운 거번먼트』 『추방과 탈주』 그리고 산문집 『묵묵』 『사람을 목격한 사람』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 철학자와 하녀 그리고 별에 관한 이야기
1장 철학은 지옥에서 하는 것이다
천국에는 철학이 없다 / ‘곁에 있어 줌’의 존재론 / 초조함은 죄다 / 갈림길과 막다른 길 / 머리에 타는 불을 끄듯 공부하라
2장 배움 이전에 배움이 일어난다
힘을 보라 / 바로잡아주는 사람과 깨뜨려주는 사람 / 공부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 / 우리는 모르는 것을 가르칠 수 있다 / 구경꾼의 맘속에서 일어난 혁명/ 배움 이전에 일어난 배움
3장 사소한 것은 사소하지 않다
한 켤레의 실내화 / 소유와 빈곤 / 사소한 것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중요하다 / 영혼에 남겨진 신체의 흔적 / 금욕과 탐욕 / 지금 이대로라도 시작할 수 있다
4장 함부로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
곤경에서 자유를 본 화가 / 길 잃은 양이 되라 / 철학자의 파문 / 멋대로 원망하라, 나도 용서하지 않겠다 / 굴복보다는 커피를 택한 이들 / 저항의 가치
5장 우리는 자본주의 수용소에 살고 있다
해석노동과 공감의 능력 / 원자력으로부터의 전향 / 고흐의 발작과 죽음 사이에서 / 수익모델로서의 인간 수용소 / 우리는 시설사회에 살고 있다
6장 야만인이 우리를 구한다
당신의 놀람과 나의 놀람 / 저항하는 존재는 말소되지 않는다 / 어느 게이 활동가의 정치적 장례식 / 한국인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사람 / 너는 애국시민을 원하니 나는 야만인을 기다린다 / 역사를 향해 쏜 총탄
에필로그 -옳은 말은 옳은 말일 뿐이다